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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진제 김

2025 확증 편향이 베팅에 미치는 영향

확증 편향이 베팅에 미치는 영향

확증 편향의 기반에 깔린 이론은 단순합니다. 인간은 새로운 증거를 통해 의견을 바꾸기보다 알고 있는 사실에 더 안주하려고 합니다. 새로 발견한 정보를 객관적으로 분석하기보다 본능적으로 특정 정보에 더 집중하고 기존에 갖고 있는 개념에 이의를 제기하게 되는 정보는 무시해버립니다.


주관성이 높아지면 결과에 대한 가장 정확한 예측으로부터 멀어지기 때문에 베터로써 이러한 사실은 분명 마이너스가 되는 일입니다. 하지만 우리 안에 내재되어 있는 확증 편향을 어떻게 하면 무시할 수 있을까요?

 

정보 과부하

Google에서는 확증 편향의 강력함을 보여줄 수 있는 멋진 기회를 제공했습니다. 여러분이 동의하지 않는 음모론을 다음 중에서 골라보세요.

 

우리는 달에 착륙한 적이 없다.

Area 51에 외계인이 구금되어 있다.

9/11은 자작극이었다.

 

이제 하나를 골라 Google에서 검색해보세요. 객관적으로 대단히 수상쩍은 이러한 이론에 대해 논리적으로 논의를 펼치는 수많은 결과를 보게 될 겁니다. 달착륙에 대해 가장 먼저 나오는 검색 결과 중 하나는 "우리가 달에 간 적이 없었다는 데 대한 100% 증거"입니다. 외계인에 대한 검색 결과에서는 Area 51에 외계인이 구금되어 있는지에 대한 수많은 이유를 볼 수 있으며 9/11에 대한 결과에서는 "9/11이 자작극이었다는 것을 증명하는 사실"을 볼 수 있습니다.

이 엄청난 수에도 불구하고 방금 들여다본 웹페이지 중 그 어느 것도 여러분의 관점을 바꿀 수 있는 확률은 0에 가깝습니다. 물론, 여기에서 거론한 사실들에 대해서는 당연하다고 느껴지겠지만 9/11의 경우 3,200만이라는 검색 결과에도 불구하고 한 번 정해진 의견은 바꾸기가 쉽지 않습니다.

"인간은 새로운 증거를 통해 의견을 바꾸기보다 알고 있는 사실에 더 안주하려고 합니다"

베팅을 위한 팀을 조사할 때에도 똑같은 일이 발생합니다. 개인이 갖고 있는 믿음은 스스로 찾아낸 정보를 통해 더 강화되지만 이에 반하는 증거가 나타나게 되면 이를 무시합니다. 예를 들어, 2013 Confederations Cup이 열리기 전 36경기에서 승률이 54.3%에 그쳤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이 브라질을 뛰어난 팀이라고 생각했던 사실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베팅과 유사한 온라인 주식 시장 투자 분야에서도 이러한 경향에 관한 연구가 진행되었습니다. 2010년에 Park 등이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특정 주식에 대한 기존 의견을 확정할 수 있는 정보를 찾음으로써 유망 주식에 대한 정보를 모으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강한 확증 편향을 경험한 주식 거래자들이 가장 적은 수익을 냈습니다.

또한 편향은 베팅 성공을 추적하는 데까지 확장됩니다. 우리는 모두 스스로 잘하고 있다고 믿고 싶어 하기 때문에 실제 그렇지 않더라도 패배보다 승리를 더 강력하게 기억하고 이 때문에 스스로의 실력에 대한 편견을 갖기 쉽습니다.

 

확증 편향을 멈추는 방법

확증 편향의 영향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본인이 갖고 있는 시각과 반대의 시각을 객관적으로, 또 논리적으로 경험해야 합니다. 쉬운 얘기 같지만, 음모론에서 경험한 바와 같이 객관적으로 반대되는 주장을 검토한다는 사실은 무척 어려운 일입니다.

 

스포츠 베팅에 사후과잉확신편향이 미치는 영향

100% 객관적이 될 수 없다고 하더라도(또 누구도 그렇게 할 수 없지만) 스스로의 믿음과 다른 좋은 정보로 구성된 관점을 더욱 잘 받아들이게 된다는 것은 훨씬 더 실력 있는 베터가 되도록 도울 것입니다.

 

투자자 중 초보와 고수를 나누는 결정적인 차이 중 하나는 바로 “공포심과 욕심의 절제”입니다. 개미(개인 투자자)는 주가가 혹은 주식시장 전체가 흔들리기 시작하면 여러 가지 무서운 이야기들을 귀신같이 찾아냅니다. 특히 사랑하는 주식을 다 팔아 버렸을 때 그렇습니다.마치 헤어진 애인이 마음에 안 들었던 이유를 언제든지 수백 가지 나열할 수 있는 것과 같습니다. 앞으로 무역전쟁, 금리 인상, 채권자금이탈, 바이오 폭락, 북핵 문제, 트럼프 문제 등등 여러 가지 위험 요인을 찾아내어 본인의 확증 편향을 강화합니다.

반대로 시장이 상승한다고 믿을 때는 더욱 심합니다. 현재의 애인이 운명의 그 사람이었다는 이유를 전화번호 뒷자리가 비슷하다는 점에서부터 찾듯이, 우리는 증거를 수집하고 나열합니다. 주위에서 아무리 말려도 귀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좋은 이야기와 나쁜 이야기를 함께 들어도 나쁜 이야기는 접수조차 되지 않습니다.

결국 그렇게 편향에 휩싸인 자신이 찾고 탐독한 정보는 본인의 결론이나 취향을 강화하는데 쓰이며 냉정한 판단을 방해합니다. 가장 큰 문제는, 반대의 상황에 대한 시나리오를 조금이라도 대비할 수 없게 만듭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확증 편향은 앞으로 다가올 중요한 베팅에서 과도한 확신 때문에 눈앞을 흐리게 만듭니다.투자에서도 이런 과도한 편향적 사고는 장기적 투자 실패를 초래합니다. 결국 확증 편향은 “개인 투자자들은 투자를 해봤자 돈을 못 번다”라는 자포자기를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됩니다. 개인 투자자라서 돈을 못 벌 이유는 없는데도 말입니다. 끝없이 반복되는 확증 편향에 휩싸여 매번 극단적인 기대감과 그로 인한 극단적인 좌절감을 맛보는 것입니다. 결국 편향에서의 탈출이 투자의 시작과 끝입니다.

 

투자금이 커질수록 확증 편향이 강화된다.

부자가 더 부자가 되기 쉽고, 가난한 자는 더 가난해지기 쉽다는 말, 들어 보셨지요? 안타깝게도 전문 투자자로 살아오는 동안 이 말이 가장 크게 와닿았고, 또한 어떻게든 변화시켜보고 싶은 현상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자본주의의 가장 무서운 현실은 곳간이 풍족해야만 확증 편향에서 벗어나 냉정한 정신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밑천이 적은데 욕심이 많으면 큰돈을 한 번에 벌고 싶어 무리하거나 빚을 내어 투자합니다. 자신의 실력이나 그릇보다 과도한 베팅이 들어간다는 말입니다. 반대로 여유가 있는 사람은 최적의 베팅을 실행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금까지의 투자 경험을 통해 배운 게 많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또한, 여유가 있으면 무리한 충동을 느끼지 않습니다. 당연하게도 무리를 하면 성공할 가능성이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듭니다. 돈을 다 날리기라도 하면 한동안 투자 기회가 없어지니까 말입니다.

게다가 무리를 한 사람은 무엇보다 자기 자신의 충동과 확증 편향과 싸워야 합니다. 내가 감당할 수 있는 금액보다 베팅이 커지게 되면 대부분의 사람은 흥분하여 투자 대상을 과도하게 사랑하게 됩니다. 본인의 투자의사 결정에 대해 엄청난 신념을 느끼게 된다는 것입니다. 틀리면 안 되기 때문에, 절대 틀리지 않았다고 점차 믿어가게 됩니다.이런 신념은 어려움을 이겨낸 모든 위인에게서 나타나는 인간 의지의 아름다움입니다. 하지만 투자에서는 오로지 편향이 될 뿐입니다. 위인들의 삶과는 달리, 우리의 신념이 시장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얘기하는 무리한 베팅은 단순히 금전적인 베팅에만 해당하지 않습니다. 시간이나 노력도 과도하게 투자하면 우리의 합리성을 훼손합니다. 이는 경제학에서 말하는 ‘매몰 비용(sunken cost – 과거의 선택으로 이미 찾을 수 없게 된 비용 혹은 손실)’이 현재의 선택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인간은 과거에 시간이나 돈, 노력, 감정 등을 투자하여 의사 결정을 내렸다면 앞으로의 성공 여부와는 관계없이 계속 그 결론을 강화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결국 확증 편향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투자자들은 여유 있는 베팅을 통해 성공할 확률을 올릴 수 있고, 조급한 투자자들의 무리한 베팅은 성공할 확률이 더욱 낮아집니다. 정말이지 돈이 돈을 번다는 이야기는 어쩌면 돈 때문만이 아니라 인간의 마음 구조에서 기인한 것이 아닐까 합니다.

무지한 일부 개인들만 확증 편향에 빠지는 걸까?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와튼 경영대학에서 미국에서 가장 큰 기업들의 전략 수립 과정을 연구하면서 놀라운 사실을 발견합니다. 기라성 같은 미국 대기업들의 경영자들이 자신들이 이미 수립한 전략을 지지할 자료를 만들기 위해 최신 정보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하지만 바로 이런 이유로 위와 같은 전략 대부분이 실패로 끝났다고 합니다. 확증 편향은 경영자들뿐만 아니라 학자들, 판사들 등 아주 뛰어난 엘리트들에게서도 자주 관찰되는 현상이기도 합니다. 이처럼 최고의 전문가들도 편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편향에 빠지지 않는 현명한 사람이 되려면

철학자 칼 포퍼는 ‘우리는 옳다고 생각할 때마다 언제나 틀릴 수 있다. 언제 틀릴지는 모른다’라고 하였습니다. 트레이더의 제왕인 조지 소로스가 칼 포퍼의 제자를 자처했다는 이야기도 새삼 놀랍지 않습니다. 조지 소로스는 언제든 자신의 최초 판단을 뒤집어 생각할 수 있었다고 하니까 말입니다. 우리는 이처럼 겸허함과 유연함을 가져야 합니다. 

또한, 우리는 늘 자가발전하는 독단적이고 고집적인 결론을 내려놓는 방법을 배워야 합니다. 우리 자신의 생각을 자아와 분리해서 다른 목소리처럼 들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 ‘확률 기반의 사고’를 두어야겠죠.

이 사랑이 옳지 않음에도, ‘이미 시작되었기에 나는 끝까지 가노라.’ 하는 생각은 실제 사랑으로 충분합니다. 투자에서는 매일 이별을 통보할 준비를 하며 비정하게 살아남아야 할 것입니다. 락밴드 Queen 의 노래 중에 “너무 많은 사랑은 당신을 죽일 거야 (Too much love will kill you)” 라는 가사가 생각이 납니다. 투자 대상을 사랑하면 나의 계좌는 말라 죽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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